- 독일 일반 의약품, 어린이용 항생제, 항암제 등 의약품 부족 사태 지속

- 주요 원인은 경쟁 과열, 복잡한 의약품 생산 과정, 배송 지연에 대한 보고체계 미비 등

- 의약품 공급망 강화 법안인 『의약품 배송 병목 현상와 및 공급 개선에 관한 법률』 제정

- 의약품 공급망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해결방안 필요

유럽 전역 의약품 및 원료 부족 불안 가중, 독일도 의약품 부족 사태 지속


유럽 전역의 의약품과 원료 부족으로 인해 불안이 가중되며, 공급망 안정화 및 다변화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22년 말부터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헝가리, 불가리아 등 유럽 각국에서 일부 의약품 부족 상황이 발생해 공급망 다변화 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EU의회는 2024년 4월 11일 의약품의 혁신을 촉진하고 의약품 공급, 접근성 및 경제성을 강화하기 위한 EU 의약품법 개정안을 채택했다. 해당 법은 의약품 혁신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 항생제 내성 퇴치 및 EU 보건 비상사태 기구 독립성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독일 제약시장은 매출 기준 글로벌 4위 및 유럽 내 1위로, 2023년 독일 제약시장 매출은 약 598억 유로에 달했다. 이는 독일의 의약품 시장 규모가 지난 15년 동안 두 배 이상 성장했음을 의미한다(2009년: 293억 유로). 주요 매출은 대형병원(약 84억 유로)과 약국(약 514억 유로)에서 발생한다. 독일도 다른 EU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의약품 원료와 약품의 다수를 수입하며 팬데믹 당시 의료, 방역용품 공급망 이슈가 불거진 데 이어 현재에도 의료 공급망 다변화가 다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 독일 제약시장 매출 변화추이(2019-2023년) >

연도

2019

2020

2021

2020

2023

매출액

464억 유로

495억 유로

536억 유로

565억 유로

598억 유로

[자료: statista]

 

독일에서는 현재 약 500종에 달하는 의약품 공급이 부족: 공급 상황은 여전히 긴박


연방 의약품 및 의료 기기 연구소(BfArM)에 따르면 2024년 2월 기준 477개 의약품에 대한 공급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독일에서 승인된 약품은 총 10만4000개로 공급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의약품의 비율은 0.5% 미만이다. 예를 들어 진통제, 항고혈압제, HIV 치료제나 당뇨병 관련 약제가 영향을 받지만 일부 항암제도 영향을 받고 있다. 화학요법에 사용되며 유방암이나 대장암 등 다양한 종류의 암을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리보폴린이나 플루오로우라실은 현재 공급이 부족하며 해열제나 성홍열 치료제 등 어린이용 의약품 공급 상황도 심각하다. 일부는 수 개월 동안, 일부는 2주 동안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예) 취약한 공급망 구조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는 의약품: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세팔로스포린은 페니실린 다음으로 적용 분야가 다양한 중요한 항생제 중로, 예를 들어, 수술실의 상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투여할 뿐만 아니라 패혈증, 요로 감염, 폐렴 또는 수막염을 치료하고 심지어 다제내성 병원균을 퇴치하기 위해 투여된다. 페니실린과 마찬가지로 세팔로스포린도 곰팡이에서 자라며 이는 모든 세팔로스포린 항생제 생산의 출발 물질인 7-ACA(7-아미노세팔로스포란산)를 얻는 데 사용된다. 7-ACA는 2016년까지 프랑크푸르트에서 생산됐으나 적자를 내며 생산이 중단됐고 현재 중국에서만 생산된다. 따라서 중국발 수입 중단 시 해당 약제는 세계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다.

 

의약품 병목 현상의 원인


도매업체나 제조업체가 단기간에 개별 의약품을 제공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를 배송 병목 현상이라 한다. 특정 제조사의 특정 약물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라도, 환자의 약물 치료에 영향을 주지 않고 다른 제조사의 동일한 활성 성분을 함유한 제제로 대체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동등한 대안이 없고 환자를 적절하게 돌볼 수 없는 경우 배송 병목 현상은 공급병목 현상으로 변모한다. 필수 의약품의 공급 병목현상은 독일에서도 수 년간 지속돼 온 문제로, 주된 이유는 복잡하고 고도로 세계화전문화된 의약품 생산구조에 있다.

 

복잡하고 전문화된 의약품 생산 구조


의약품 생산은 복잡하며, 기업들은 원료에서 완제품까지 한 곳에서 의약품을 생산하지 않는다.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유효성분을 생산한 후에 제형에 따라 결합제, 유화제, 충진제, 염료 등의 부형제를 첨가해 원하는 형태로 만든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정제는 포장돼 의약품 도매업자가 약품을 병원이나 약국에 전달할 때까지 보관된다. 대부분의 경우, 각 생산 단계는 서로 다른 장소에서 마무리 된다. 제조업체조차 자사 제품이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왔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의약품 공급망은 길고 통상 과정이 불투명하다.


독일이 ‘세계의 약국’이었던 20세기는 과거의 일이 됐다. 혈압약, 항암제, 항생제 등 몇 년 동안 중요한 의약품의 공급 병목현상은 이미 우려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 바이엘(Bayer), 머크(Merck) 등 독일의 대형 제약회사들도 의약품의 중요 성분을 수입하고 있으며 이것은 주로 활성성분과 관련이 있다. 대량 생산에서는 전체 합성을 수행하는 것보다 활성성분 합성의 한 단계만 수행하고 예비 제품을 다음 제약회사에 전달하는 것이 종종 더 저렴하다. 따라서, 의약품 생산 초기단계, 즉 활성성분 생산은 주로 중국 및 인도에서 이루어진다. 인건비 절감, 느슨한 환경 규제, 에너지 비용 절감 등으로 유럽보다 훨씬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건강보험사와 제약회사 간의 할인협정으로 인해 의약품, 특히 제네릭 가격이 하락하며 이는 결과적으로 독일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는 제약 회사가 일반적으로 중국이나 인도에서 활성 성분을 가능한한 저렴하게 조달하게 됐다. 그러나 이로 인해 공급망이 제한되면서 유럽의 환자들에게 의약품 공급이 위태로워질 수 있게 된 것이다. 2017년 독일 약사위원회(AMK)의 조사에 따르면 약국의 90%가 3개월 동안 환자의 건강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족 현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제 의약품에 가까워질수록 판매되는 장소, 즉 독일과 가까워지는데 궁극적으로 포장재의 75%는 EU(주로 폴란드, 이탈리아, 스웨덴)에서 생산되고 중국에서는 4%만 생산된다.

 

현재 의약품 부족현상에 대한 연구논문: “독일 의약품 부족의 주요 원인”


Kühne Logistics University(KLU)의 공급망 전략 교수인 Kai Hoberg 등은 『의약품 부족』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보고서 발표를 위해서는 병목현상을 자료화 한 연방 의약품 및 의료 기기 연구소의 데이터(2017년~2019년)를 사용했으며, 특이치인 팬데믹 기간은 제외됐다. Hoberg 교수는 누적 지점을 식별할 수 있는 통계 모델을 만들었으며, 약품 부족의 원인을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했다.


<『의약품 부족』 연구상 의약품 부족의 주요 원인>

원인

내용

경쟁 과열

- 1개 제조업체만 제조하는 특허 제품은 특허 보호를 상실하고 여러 공급업체에서 제네릭으로 제조하는 의약품보다 부족으로 인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적음.

- 경쟁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사소한 중단이라도 예비 용량과 재고가 적기 때문에 병목 현상이 더 빨리 발생

복잡한 생산 과정

- 각 약물의 제형에 따라 개별 적용방법이 더 복잡하고 따라서 더 취약한 경우 배송에 더욱 민감

- 주사제의 생산 과정이 가장 복잡하며, 따라서 병목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오염이나 기타 중단의 위험이 더 높음.

보고 지연

- 제약회사가 BfArM에 의약품 부족을 보고하는 경우, 시장이 이미 병목 현상에 도달한 지 6~8주 후에 병목 현상이 보고되는 경향

- 보고지연을 해결 하기 위해, 더 엄격한 보고기한 관리 정책이 필요

[자료: 의약품 부족(Arzneimittelknappheit) 보고서, Kai Hoberg 공저]

 

의약품 공급망 강화를 위한 노력: 공급망 안정 및 다변화 이슈


연방 의약품 및 의료 기기 연구소는 제조업체의 보고서와 연방 의약품 및 응용 프로그램 데이터베이스(AmAnDa)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송 병목 현상이 있는 의약품을 나열하고 있다. 배송 병목 현상 보고서는 제약 회사가 작성하며 의약품 리스트(Pharma Dialogue)에 명시된 의약품에 대한 배송 병목 현상을 보고하겠다는 자발적인 약속을 기반으로 한다. 공급에 중요한 것으로 분류된 모든 활성 성분은 자발적인 약속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해당 목록은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약품 부족이 얼마나 큰 지 명확하지 않다. 동 목록은 치료와 특히 관련이 있다고 간주되는 처방약만 목록에 표시되며, 목록에는 가중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1년에 3번 처방되는 의약품과 300만 번 처방되는 의약품이 동일하게 취급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해당 목록은 문제가 있는 것을 단순히 표시하는 것이 지나지 않는다는 한계를 가진다[크리스티안 스플렛(Christian Splett), 독일연방약사협회(ABDA)]. 따라서 의약품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프로그램을 보완해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급망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투명성만으로는 병목 현상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지만 이를 바탕으로 기업을 위한 적절한 탄력성 조치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다.

 

의약품 배송 병목 현상 및 공급 개선에 관한 법률


독일 내 의약품 공급을 공동으로 책임지고 있는 의약품 도매업체(Phagro)의 회장 프라이탁(Marcus Freitag)은 연방 보건부 장관 라우터바흐(Karl Lauterbach)에게 항생제와 어린이용 의약품의 공급 병목 현상에 대한 서신을 보냈다. 해당 서신에는 이러한 의약품의 공급 상황이 이미 긴박하며 긴급하게 필요한 의약품의 85%에 대한 의약품 거래가 매우 불안정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따라 연방 보건부 장관은 기존 『의약품법(Arzneimittelgesetz)』을 개정하는 새로운 법률인 『의약품 배송 병목 현상 및 공급 개선에 관한 법률(약칭 ALBVVG)』을 통해 이에 대한 구제책을 마련하고자 했다.

2023년 7월 27일 발효된 의약품 배송 병목 현상 및 공급 개선에 관한 법률을 통해 기존 의약품법 상의 자문위원회와 연방 의약품 및 의료기기 연구소는 공급 보안을 개선하기 위한 추가 옵션을 갖게 됐다. 즉, 배송 병목 현상은 2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반적인 정도의 전달 중단 또는 적절하게 충족될 수 없는 상당히 증가된 수요로 정의하게 된 것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예측 가능한 배송 병목 현상은 늦어도 6개월 이전에 보고해야 하며, 예측할 수 없는 병목 현상은 배송 병목 현상 포털 페이지를 통해 즉시 보고해야 한다. 또한 배송 및 공급 병목 현상에 대한 자문위원회 사무실은 배송 병목 지역에 소재하고 있고 약국, 의사, 공중 보건 시스템 및 연방 당국의 대표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는 독일의 의약품 및 백신 공급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기존 배송 병목 현상을 완화하거나 임박한 배송 병목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자문위원회는 상황에 따라 생산 및 재고 데이터의 선택적 또는 정기적 전송을 포함하는 창고 및 할당량의 배열을 위해 사용 가능한 조치를 취한다.

 

기민·기사연합: 의약품 공급을 개선하기 위한 21개 요구사항 발의


공급망 확보를 위해 제정된 의약품 공급 병목 현상 방지 및 공급 개선법은 상황을 완화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기민·기사연합(CDU/CSU)은 연방 정부가 의약품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추가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의약품 공급 보장"이라는 제목의 발의안을 제출했다(2023년 11월 17일). 동 발의안에는 국회의원들이 의약품 공급 개선을 위한 21개의 요구사항이 정리돼 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연방 정부는 의약품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기 및 장기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관련된 모든 사람과 협력하기 위해 소위 의약품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

 - 연방 의약품 및 의료 기기 연구소는 배송 병목 현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자원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 연방정부는 유럽 내 활성 성분 및 의약품 생산을 강화하고 특히 중요한 의약품이 다시 유럽에서 주로 생산되도록 EU 수준에서 노력해야 한다.

 - 장기 계획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독일과 유럽을 생산지로서 강화하기 위해서는 고정된 금액을 어린이용 의약품의 생산 비용에 맞춰 일정 기간 동안 적절하게 늘려야 한다.

 - 어린이용 의약품을 배송할 수 없는 경우, 약사가 제형 및 개별 처방에 대한 확대 교환 규정도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 약국은 배송 병목 현상 관리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의 해결 방안 필요


연방보건부에 따르면 공급 병목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더 많은 의약품이 유럽에서 다시 생산돼야 한다. 그러나 유럽 생산을 강화하기 위해 생산을 독일이나 EU로 다시 가져오는 것은 재정적 지원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David Francas 교수, Worms University 공급망 연구원). 예를 들어, 유럽에서 페니실린 생산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오스트리아 티롤주 쿤들(Kundl)의 생산현장에 투자가 필요했을 때 당시 오스트리아 정부가 산도스(Sandoz)사에 5000만 유로를 지원했던 것이다. 그러나 독일 연방보건부는 현재 보조금 지원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지원요청에 대해 보건부는 재정지원이 유럽 내 의약품 생산 시설의 재정착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연방경제기후보호부(BMWK)의 소관사항이라고 지적하며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그러나 의약품 배송과 공급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것은 국내외적으로 가장 중요한 제약업계의 현안이다. 현지 제약업계에 따르면 독일은 공급병목 현상이 심각할 경우 당국과 제조업체 간에 더욱 활발히 의사소통을 추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생산공정과 공급망에 대해 정부 차원의 더욱 장기적인 통제와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따라서, 제약 산업에는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도매업자, 제조업체, 약국 등 모든 관련 당사자에게 더욱 많은 보상이 필요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배달 병목 현상 법이 효과를 발휘하여 약품 공급이 활발해 질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나야 효과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Bundestag, Statista, BfArM, Pharma-Fakten, Merkur, Focus, Quarks, ABDA, NDR 등 KOTRA 뮌헨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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