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제약기업도 변해야 생존한다"
능동형기업이 오픈이노베이션시대의 새로운 주인공
윤리경영 확립, 보건의료산업 패러다임 변화 속 경쟁력 될 것
"A.I와 빅테이터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약바이오산업이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시대적 조류에 부응하는 변화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지난 14일 진행된 데일리팜 창간 20주년 특별대담을 통해 "정부가 최근 제약바이오산업을 3대 신성장동력으로 채택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 같은 기회를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으로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구태에서 벗어난 변혁적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로벌 헬스케어산업의 변화 속도가 그 어느 때 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이에 맞춰 우리나라 보건당국도 합리적이면서도 선진화된 정책과 제도 도입/정비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시점에 관행적 사고와 경영 전략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 회장은 "앞으로 일부 개별 기업의 리베이트 관행과 불법 CSO운영에 대한 정부의 사정작업은 더욱 정밀해 지고 처벌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이 같은 부조리 현상이 혁파되지 않고 지속될 경우, 제약바이오산업 성장 위해 요소로 작용해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3.27 약가인하'와 관련해서는 대형/중소제약사를 막론하고 '개별기업과 협회 간 소통'을 제1 대안으로 제시했다.
원 회장은 "약가는 개별 제약기업의 성장 동력이면서 국내 시장 육성과 보호를 위해 절대적으로 사수해야할 사안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유통부조리가 만연하고, 영업환경 체질 변화를 이뤄내지 않는다면 정부의 약가인하 리스크로 상시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며 윤리경영 확립을 강조했다.
원 회장은 융복합시대를 겨냥한 국내 헬스케어산업 발전 로드맵으로 ▲기득권과 관행을 탈피한 변혁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 지원 사업 ▲민관학이 연계된 오픈이노베이션 창출 ▲전문인력 양성과 신규 일자리 창출을 통한 산업 외형 확장 등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능동형 전문위원회를 조직해 글로벌 진출과 연구개발/영업전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아낌없이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다음은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과 가인호 데일리팜 취재보도본부장이 나눈 대담 내용.
[가인호 본부장] 회장님께선 약사회장을 역임하시고, 국회의원, 사회보장정보원장, 약대 교수에 이어 현재 제약바이오협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포지션만 달랐지 보건의약계와 지속적으로 연을 맺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남다른 소회가 있을 거 같은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원희목 회장] 정책과 제도가 변화할 때 가장 중요한 자세는 포지티브 마인드입니다. 대안없는 불평과 불만으로 변혁의 조류에 대항하면 시대의 큰 흐름과 물결에서 아웃사이더가 되고 맙니다. 과거 20년 전 의약분업 당시 변혁의 파도에 적응하지 못한 일부 제약기업의 외형 축소가 그 좋은 예일 것입니다. 글로벌 헬스케어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그 발전과 성장 속도도 그 어느 때 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발맞춰 우리나라 보건당국도 합리적이면서도 선진화된 정책과 제도 도입/정비에 힘쓰고 있습니다. A.I 그리고 빅데이터 라는 4차산업 혁명시대에 제약바이오기업이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구태에서 벗어난 사고의 전환과 경영 전략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앞으로 일부 개별 기업의 리베이트 관행과 불법 CSO운영에 대한 정부의 사정작업은 더욱 정밀해 지고 처벌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정책과 제도 변화를 규제와 억압이 아닌 거듭날 수 있는 변혁의 시점 즉 위기를 통한 기회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일 것입니다. 최근 정부는 제약바이오산업을 3대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지정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를 올곧게 받아들이고 상승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업계 자체적인 쇄신과 개혁은 필수불가결한 조건입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산업 백년지대계를 위한 올바른 의제와 담론을 설정함은 물론 글로벌 진출/연구개발/영업전략 등 각종 지원책을 수립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가 본부장] 4차 산업혁명의 뼈대는 융합입니다. 제약바이오산업계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이 화두입니다. 제약바이오협회장으로서 융합의 가치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원 회장] 융합의 가치는 한계를 뛰어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확장하는데 있습니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지 못했던 k팜이 그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그동안 개별 기업들의 부단한 연구개발 노력과 오픈이노베이션이 더해진 결과라고 봅니다. 국내 기업이 세계적 빅파마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외연의 확장과 기술 혁신에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산업전반의 경쟁력 향성과 오픈 이노베이션은 국내 헬스케어산업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가 본부장]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을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선정, 집중 육성을 약속했는데 그 배경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다시 말해 현시대에 제약바이오산업의 가치와 존재이유는 무엇입니까?
[원 회장] 고령화와 저성장은 피할 수 없는 전세계적 사회현상이자 사회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건강을 위시한 삶의 질 문제와 경제성장 방안도 고민해야 할 때 입니다. 제약산업은 인간의 건강과 경제성장 두 가지의 커다란 화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입니다. 특히 단기 해소방안 내지 일순간의 붐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성을 유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정 한 두개 기업이 아니라 스타트업과 제약기업, 글로벌 기업 등 산업계 전반 그리고 이와 연계된 학계, 연구기관, 의료계, it업계 등 다양한 주체가 융합해 전반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발전시켜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동반성장의 가치를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 본부장]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내놨는데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원 회장] 산업계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효적 정책 필요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이를 통합 운영하는 사령탑이 있어야 합니다. 단시간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거시적 관점에서 산업적 측면에서 의미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산업계의 의견과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적극 반영하는 의사결정 프로세스 확립과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하는 민관협의체 구성도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가 본부장] 최근 인보사 사태가 불거지면서 제약바이오산업계에는 위기와 기회요인이 공존합니다. 이번 사태는 의약품과 산업에 대한 불신으로 인식될 수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원 회장] 신기술을 축적하고, 새로운 의약품을 연구개발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인데 이럴 때 일수록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와 변화가 필요합니다. 안전성은 의약품의 기초인 만큼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안전관리에 철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허술하거나 미비된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한국 의약품과 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향상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다만 안전관리는 안전관리대로 철저히 하되 이러한 악재 때문에 규제만능주의로 빠지는 우를 범해선 안될 것입니다.
[가 본부장] 건강보험종합계획의 일환인 약가정책이 제약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란 의견이 많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원 회장] 건강보험종합계획의 목적은 보장성강화와 지속가능성에 있습니다. 그 큰 맥락 속에서 제약산업의 존재이유를 천천히 살펴봐야 합니다. 국내 제약산업은 글로벌 빅파마에 맞서 제약주권을 지키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부단한 연구개발과 세계적 수준의 제조품질관리 역량에 힘입어 자급률은 80%에 육박합니다. 선진 제약기업도 섣불리 뛰어들지 못하는 백신 자급률도 50%를 뛰어넘고 있습니다. 경제성이 무척 떨어지는 기초필수의약품 공급에도 힘써야 합니다. 특허무력화를 통해 국산 제네릭 의약품의 시장 방어와 확장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임은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아울러 연구개발의 재정적 원천인 약가를 여러 방식을 통해 인하하는 조치는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근본 원인인 만큼 정부도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가 본부장] 제약산업계는 여러모로 질서의 전환 즉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회장님께선 변화에 반발 앞서는 선도자의 역할을 강조하시는데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계신지, 아울러 업계가 가야할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원 회장] 남들과 동일한 제네릭, 내수 위주의 사업모델은 한계 명확홥니다. 이를 계속 고집하고 과거와 동일한 방식의 회사는 운영은 앞으로 도태를 초래할 소지가 다분합니다. 작금의 제약바이오 환경은 회사의 핵심역량을 극대화시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의약품 정책은 철저히 가치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차별화되지 않은 가치는 더 이상 가치로서 인정받지 못합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늘 열린 자세로 회원사들의 권익 신장과 발전을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의제를 설정하고, 대안과 해결책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많은 개별 제약기업들이 협회의 이 같은 능동형 지원시스템을 활용해 변혁과 성장의 밑거름으로 활용해 나가 주시길 바랍니다.
*대담=가인호 취재보도본부장
*정리=노병철 제약바이오산업1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