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육성법, R&D 큰 틀 잡는 계기 마련했다"
[창간특집] 내 인생을 바꾼 그 때 그 사건③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
2019-07-16 12:00:25 임채규 기자 kpa3415@kpanews.co.kr
[창간특집] 내 인생을 바꾼 그 때 그 사건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기억이 많이 나는 일은 최소 하나 둘씩은 있다. 위기와 기회, 도전을 겪으면서 오르내리는 인생 길을 보내게 된다. 약사사회도 다르지 않다. 약계를 둘러싼 다양한 사건과 그에 따른 다양한 인생이 함께 존재한다.
약사공론은 창간 52주년을 맞아 약사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넘어 사회를 향해 국민과 손을 잡은 인물들을 만났다. '내 인생을 바꾼 그 때 그 사건'의 주제로 만난 7인은 지나간 자신의 삶을 통해 지난 역사를 비췄다.<편집자 주>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약사로서 늘 변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
대한약사회 회무에 참여하며 한약 분쟁의 격랑속에 함께 했고, 대한약사회장으로서는 의약분업과 약학대학 6년제 도입이라는 커다란 변화의 흐름과 함께 했다.
국회의원으로서는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해 지금의 혁신형 제약기업의 발판을 마련했고, 사회복지통합관리망 구축의 근거가 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복지사업 전자화의 디딤돌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약학대학을 졸업하고 강원대 대학원에서 약학과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친 원 회장은 2004년부터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한약사회장으로 활동했다. 이어 2008년에는 국회에 입성해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원장을 거쳐 현재 몸담고 있는 제약바이오협회 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 혁신형 제약기업 기반 마련
수많은 기억 가운데 원 회장이 가장 먼저 꼽은 것은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이른바 제약산업육성법이다.
제약산업육성법의 골자는 제약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데 있다.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해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체계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2008년 국회의원으로서 원 회장이 대표발의했고, 2년여를 넘겨 2011년 발효됐다.
2011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약산업 육성법 관련 공청회
입법을 준비하던 당시만 해도 제약산업은 신약 개발쪽으로 투자가 많지 않은 시기였다고 원 회장은 회고했다. 법이 발효되고 R&D 쪽으로 큰 흐름이 잡혔다는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 원 회장의 말이다.
원희목 회장은 "제약산업육성법을 근거로 지금의 혁신형 제약기업이 탄생했다. 일정 규모 이상 신약개발을 위한 투자나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혜택을 부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제약산업육성지원위원회를 두고 5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해 제약산업을 국가를 대표하는 산업으로 육성·지원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법령을 근거로 탄생한 혁신형 제약기업이 현재 45곳이다. 약가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정부 과제에 참여할 경우 가점과 세제 지원 등의 혜택이 부여된다.
국내 제약산업을 제대로 육성해 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제약산업육성법'은 R&D에 투자하는 업체를 지원할 수 있도록 법령에 구체적으로 적시한 법률로 8년여째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발전과 세계화를 도모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 사회복지통합관리망 구축
사회복지통합관리망에도 원 회장은 방점을 찍었다.
당시 복지수급과 관련해서는 많은 문제가 등장했다. 부정수급과 중복급여 등 전산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여러 부정적 단면이 노출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 원 회장이 발의한 것이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을 만드는 법안이다. 2009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이를 근거로 보건복지정보개발원이 탄생했다. 수급자와 부양가족 등에 대한 데이터가 전산처리되는 계기가 됐고, 이중급여와 부당급여가 대폭 줄었다고 원희목 회장은 설명했다.
개정안 발의가 인연이 돼 2013년에는 관련 정보를 관리하는 보건복지정보개발원 원장으로 취임했다. 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기관 평가 결과를 D에서 A로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고객만족도도 1등급으로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금은 제약바이오협회 회장으로서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미래동력산업으로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회원사들과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한약사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원 회장은 의약분업과 약학대학 6년제라는 변화의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었다. 큰 변곡점을 넘는 과정에서 건강상의 문제로 말 그대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기도 했다.
◇ 키워드는 항상 ‘변화’
"어디를 가더라도 항상 키워드는 '변화'였다. 변화에 정면으로 맞서고, 맞서야 한다고 조직원에게 강조해 왔다. 변화에 반발 앞서가는 것과, 반발 뒤따라가는 것은 한발 차이지만 결국은 성공이냐, 실패냐 극과극의 굉장히 큰 차이를 가져온다."
원 회장은 변화에 항상 앞서 대응하고,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가지 말고 정면으로 맞서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사회원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약사직능을 위해 미래를 내다보고 약사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내부 담론으로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 원 회장의 말이다.
"현재 약사에게 주어진 역할이 전부가 아니라, 대중과 국민이 약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고려해야 한다. 약사를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함께 분위기를 만들고, 건강 상담자로서 의약품 개발자로서 약사 마케팅에 집중해야 한다."
약사라는 이름으로 국민과 대면하며, 약사를 찾아오는 환자 한명 한명에게 약사를 대표하는 이미지 마케팅을 약사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이 원희목 회장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