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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제약기업 글로벌경쟁력 강화 방안 | |||
작성자 | 보건신문 | 출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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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6/06/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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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경 태(한국제약협회 부회장) 삼성전자는 1983년, 까마득히 앞선 기술을 가진 미국과 일본 기업들이 코웃음을 칠 때 반도체사업에 진출했다. 1987년 누적된 적자와 극심한 반도체시장 불황 속에서도 비전을 버리지 않고 연구개발에 집중했다. 이후 경영혁신과 우수 인재를 바탕으로 초일류 기술개발에 힘써온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 메모리칩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며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필자가 해외유학(1984~1986)하던 시절 미국 유명백화점에서는 삼성, LG TV는 취급하지도 않았고 서민대상 백화점 한쪽 코너에 겨우 한자리 차지하곤 했다. 그러나 요즘 미국 일류백화점 가장 중심부에 가장 비싼 가격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삼성, LG TV다. 삼성전자의 성공은 다국적제약기업과 비교해 기술력, 인프라, 연구개발투자비의 절대 열세 속에서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는 제약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신약개발의 비전 공유 및 인프라 구축 제약업계는 지금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의약품 연구개발 및 품질관리 없이는 더 이상 성장은 물론이고 생존까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나아가 제약강국으로 발돋움하려면 미국이나 일본, 독일 등 선진국처럼 세계적인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기업을 배출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세계시장의 환경변화와 기술발전 트렌드를 이해하고 우리의 강점과 약점, 기회요인과 위협요인을 정확히 파악해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한․미 FTA는 우리가 지혜롭게 대응해 나갈 경우 오히려 신약강국으로 도약하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적극적인 현실인식을 통해 구체적인 발전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신약개발 성공모델을 갖고 있지 못한 제약업계가 꾸준히 연구개발에 매진하려면 정부와 서로 협력하며 신약개발 전략과 비전을 공유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낮은 성공확률에 도전하며 오랜 기간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힘은 신약개발의 비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의약품산업 7310전략’에 거는 기대가 크다. 7310전략은 2015년 세계 7위 의약품 강국 건설이라는 비전을 담고 있다. 정부는 7310전략을 통해 기술변화와 산업 환경에 맞는 제도적 뒷받침을 해주고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제약업계는 정책실현의 주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정부 정책을 적극 활용하고 부족한 R&D 재원과 역량을 보완하는데 노력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R&D투자 확대는 제약산업에 거품이 많다는 불신을 해소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신약개발 인프라는 제약산업의 글로벌경쟁력을 강화하는 기본 토대이다. 세계적인 신약개발이 미국에 집중되고 있는 요인 중 하나는 국립보건원(NIH )등 정부기관이 각종 질병에 대한 기초연구를 통해 신약개발 관련 자료를 확보함으로서 기업들이 좀더 쉽게 신약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대학과 국가 연구기관이 각종 질병에 대한 기초연구를 강화한다면 신약개발과 관련된 유익한 자료를 산업체에 지속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제약기업들이 신약개발에 나선다면 낭비를 없애고 시간은 단축하여 효율성을 배가할 수 있을 것이다. 임상시험 인허가 제도 개선, 선진국과 상호인증을 받을 수 있는 임상시험기관 설립, 제품개발․임상시험․라이센싱 관련 전문가 양성도 시급하다. 또 R&D투자가 제품화로 이어지도록 산․학․연 협력시스템을 구축하거나 바이오집적지 조성을 통해 대학, 연구소, 기업이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여 제약기업의 영세성과 부족한 기술력을 메워 나가는 방안도 적극 강구해야 한다. ▣ 안정적 R&D재원 확보 및 세제지원 신약개발의 최대 걸림돌은 안정적인 R&D재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우리나라 10대 제약기업의 평균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6%이다. 반면 세계 10대 제약기업의 R&D 투자비율은 약 21%에 이른다. 이는 세계 10대 제약기업이 20∼30%로 매우 높은 이익률을 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제약기업은 별반 R&D투자 없이 제네릭에 매달려 낮은 이익률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최근 2~3년 신약개발에 관한 회의적 분위기가 팽배하여 각사마다 단기 영업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는 느낌이다. 규제 위주의 약가정책도 한 몫하고 있다. 보험당국, 시민․사회단체는 제약산업을 키워야 국민건강과 건강보험의 미래가 있다는 인식은 아예 없이 당장 약값 깎는데 별별 묘안을 다 찾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방법 중 하나는 제약업계 스스로 M&A를 통해 규모의 경영을 도모함으로써 R&D투자 능력을 높이는 일일 것이다. 제약업계는 글로벌경쟁력을 갖춰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도 M&A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기업들이 신명나게 연구개발에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오는 12월 일몰이 도래하는 조세특례제한법상 R&D투자 조세감면조항의 일몰기한을 연장하는 일이 급선무다. 나아가 R&D 투자비 전액에 대해 세금을 면제해 주는 파격적인 세금 인센티브 전략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 무역 역조 개선과 국제 표준 생산시설 확충 의약품 분야 무역수지 역조는 제약산업의 커다란 문제점이다. 이제는 포화상태에 이른 내수시장에서 출혈경쟁하기 보다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 수출중심산업으로 구조를 혁신해 나가야 한다. 무역수지를 개선하지 않으면 제약산업이 국가전략산업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정부 내에 수출 드라이브를 주도하는 의약품 관련 전담조직을 마련하는 일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기획에서부터 제도개선, 자금지원, 사후관리를 전담해주고 관세 및 비관세 장벽 철폐를 위해 정부가 나서준다면 의약품 무역역조 개선에 전환점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제약기업은 수출 대상국에 대한 시장동향, 수출입제도, 제품허가 및 등록절차, 유통구조 등에 대한 정보수집 능력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 의약품의 안전과 품질에 대한 국제기준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미국, 일본, EU가 주도하는 ICH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여 국제적인 의약품 관리제도 추이에 신속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제약업계는 그동안 신약개발 과정에서 파생되는 신기술과 원료 및 완제의약품을 수출해 왔다. 최근에는 개량신약과 국제 가이드라인에 맞춰 생산한 고품질 의약품을 무기로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또 세계 시장을 겨냥해 미국 FDA cGMP 기준 및 유럽 EU-GMP 기준에 적합한 최첨단 생산설비를 갖춘 신공장 준공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고품질의 제네릭 생산을 통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시장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 의료비 부담에 따른 제네릭 권장정책을 역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지만 판매승인만 받게 되면 동남아, 남미 등 타 시장에 비해 가격을 2~2.5배 정도 높게 받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 전문화와 윤리경영 우리 기업들이 다국적제약기업을 능가하는 강점분야를 확보하려면 기업별 전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화된 부분의 우수 브랜드를 집중 육성하여 가격이 아닌 품질 경쟁력을 갖춘다면 세계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다. 전문화와 우수 브랜드 육성을 통해 핵심역량을 확보하면 규모의 경영을 위한 M&A도 활발해질 것이다. 윤리경영과 투명경영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공정한 경쟁이 지켜지지 않는 산업은 결코 발전할 수 없다. 선진 시장을 보더라도 공정한 경쟁규칙이 유지되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투명사회협약에 서명한 의약계 5개 단체는 지금 의약품 유통질서 투명화를 위한 공정경쟁규약 제정을 추진 중에 있다. 생명을 다루는 의약인과 제약기업 모두가 철저한 직업윤리와 윤리경영을 통해 의약품 시장의 투명성을 높여 나갈 때 의약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높아질 것이다. 국민의 신뢰는 분명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제약기업들이 강점을 충분히 활용하여 기업특성에 맞는 전문화를 추진하는 등 글로벌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약개발에 보다 과감히 도전해 나갈 때 세계시장의 문턱은 그만큼 낮아질 것이다. 국내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사업은 다국적제약기업이라는 호랑이의 꼬리를 잡고 힘겹게 따라 가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전자가 제약업계에 주는 교훈은 신약개발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갖고 호랑이 꼬리를 더 굳세게 잡아 마침내 호랑이 등에 올라타야만 신약개발의 탄탄대로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제약기업들이 글로벌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적 혁신 신약을 속속 개발해낼 날을 고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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