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특이점' 시대...A.I신약개발, 선택 아닌 필수"

 ▲ 주철휘 부센터장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한 G7국가들은 인공지능 패권주의를 내세우며, 막대한 국가지원 정책으로 A.I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4차산업 혁명에 대비해 더욱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시점입니다."

주철휘(60)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부센터장은 지난 24일 인터뷰를 통해 '한국형 A.I 신약개발 방향성과 로드맵'을 제시하며, 선제적 역량 투입을 강조했다.

인공지능의 신호탄은 지난 2012년 딥러닝으로 대별되는 알파고를 시작으로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선진국들은 이 분야에 매년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달하는 개발비용을 투자하며, 빠른 진척 속도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3~5년 정도 A.I 기술이 뒤쳐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적극적인 외부 전문가 영입과 특유의 벤치마킹 능력을 활용한다면 간격을 충분히 좁힐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A.I 응용이 가장 활발한 영역은 군사, 교통(물류/수송), 금융 등 다양하지만 최근 10년 새 후보물질 발굴과 임상 부작용 추적과 관련한 신약개발 분야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도 A.I 신약개발에 대한 시대적 조류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난 3월 2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내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가 제약바이오업계에서 큰 반향과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주철휘 부센터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주 부센터장은 LG소프트웨어 시스템연구소 연구원(1987~1990), 한국IBM 왓슨&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상무(2015~2016), 세종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조교수(2017~ 2019) 등을 거쳐 지난 5월 1일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로 자리를 옮긴 이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해까지 인공지능을 활용한 임상단계 돌입 사례는 18건에 달합니다. 3분당 1건의 관련 논문이 나올 정도로 융복합과 업그레이드 속도가 빠릅니다."

하루가 다르게 학문적 또는 실제 현장 접목 현상이 급격하게 움직이다 보니,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의 목적과 방향성은 플랫폼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터브(github), 일종의 클라우딩 A.I를 이용한 오픈이노베이션에 방점을 두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시스템 알고리즘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자신의 소스를 오픈해 후보물질을 탐색하거나 공유하며 혁신적 약물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은 기존 연구개발 시간/투자비용을 1/10로 단축/절감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예견한 특이점(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성을 넘어 스스로 인지/학습하는 것)의 시대는 2035년입니다. A.I신약개발도 이러한 분수령을 넘으면서 변혁의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때를 대비해 정부와 업계 그리고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성과를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인력수급과 예산확보다. A.I 전문가라할지라도 분야 자체가 초전문적이다 보니 컴퓨터공학자들의 자발적인 지원이 원활치 못한 형편이다.

현재 센터 인력은 박사급 4명, 석사급 1명 등 총5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정부기관 등과 MOU를 체결하고 8억원 상당의 연구과제를 수행 중에 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산업 외형이 20조원에 달하는 등의 규모적 측면을 고려했을 때 최소 30여명의 전문인력 풀로 운영돼야 능동적인 시스템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미래 성장동력의 첨병산업으로 볼 때 정부에서도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경우 희귀질환에 대한 인공지능 개발 신약은 패스트트랙을 적용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이러한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조만간 20개 산학연협의체를 구성해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유기체적인 A.I 신약개발에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올해 11월 계획된 인공지능컨퍼런스는 글로벌 연구 동향과 사례 등을 공유하는 자리로 제약바이오인들에게 다양한 최신지견을 제공할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