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이노베이션이 해법...K-BIO, 글로벌 허브 구축"
[2020 단체장 릴레이 인터뷰 ②]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신약·개량신약·경쟁력 있는 제네릭 개발 토대 마련 노력
'미국·유럽·유라시아 권역' 정부기관과 네트워크 확보
인공지능신약개발센터, 한국형 A.I 신약 패러다임 정립
[신년특별대담] = 2020 약업계 단체장에게 듣는다
약을 생산하는 제약사와 이를 공급하는 도매, 또 최종 소비자와 약이 만나는 약국은 상생의 관계다. 경자년 새해를 맞아 약업계 단체장을 만나 지난해 사업에 대한 평가와 올해 계획과 목표를 들어봤다. 저마다 다른 목표와 비전을 말했지만 의약계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는 같았다. [편집자주]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K-BIO'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황금열쇠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은 이에 대한 구체적 실행방안을 마련해 제약바이오업계 공동 목표인 신약·개량신약·경쟁력 있는 제네릭 개발 토대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밝힌 2020년 회무 슬로건은 '변혁과 화합을 통한 내실있는 헬스케어산업 환경 조성'으로 압축할 수 있다.
협회장으로서 회무 3년 차에 접어든 원 회장의 지난 집행기간이 총론적 계획 수립이었다면 올해부터는 각론이 중심이 된 실행과 응용으로 대별할 수 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대형제약사와 중소제약사를 구분짓지 않은 글로벌 진출 전략이다.
▲ 원희목 회장이 데일리팜과의 인터뷰를 통해 2020년 주요 회무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글로벌 공략 섹터를 '미국·유럽·유라시아 권역'으로 나누고, 각국의 정부기관과 연구소·병원·유력 제약바이오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국내 기업의 수출입·라이선스 업무 등과 관련해 윤활유·가교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미국 의약품 시장 규모는 380조원 상당으로 글로벌 3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내수시장에서 파이를 나눠먹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좋든 싫든 선진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허브인 보스톤 바이오밸리와 연계해 다양한 인적·기술 인프라를 회원사들에게 제공할 계획입니다."
원 회장은 지난해 11월 30일부터 12월 4일까지 5박 6일 간 보스턴 방문 일정동안 세계적인 바이오 인큐베이터인 랩 센트럴(Lab Central), 매사추세츠 주요 바이오클러스터인 매스바이오(MassBio), 보스턴 창업 문화 확산의 중심인 캠브리지이노베이션센터(CIC), 산·학·연 연계 프로그램 ILP를 운영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을 방문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바이오 클러스터인 보스턴에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의 실체를 파악하고, 국내 기업들이 보다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들 기관에서 책임자들을 만난 원 회장은 한국 정부가 바이오산업을 3대 중점육성산업으로 선정해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충분한 기술적인 역량과 혁신의 의지를 갖고 있음을 설명하고 양국 기관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또 원 회장은 현재 260여 개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는 MIT의 ILP와 관련,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 현실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고 제안, 이어 ILP 주최 행사를 한국에서 개최해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등 상호 협력방안에 대해 계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협회의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의 역할도 2020년 주력 사업 일환으로 평가받고 있다.
"A.I의 모든 지식·정보취합과 인식 능력이 인간을 추월하는 특이점의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짧게는 30년 아무리 길어도 100년을 넘기지 않을 것이란 게 관련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입니다. 지난해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는 팁러닝과 신약개발 리소스 결합에 성공해 새로운 가능성과 지평을 열었습니다. 올해도 많은 회원사들이 인공지능을 통한 신약개발에 관심과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이 밖에도 원 회장은 신년 주력 회무로 ▲합리적 약가제도와 정책 입안을 위한 다양한 대관 활동 ▲NDMA 검출과 관련한 민관주도 협의체를 통한 가이던스 확립 ▲경쟁력 확보를 위한 분야별 실무교육 프로그램 확충 등을 들었다.
다음은 원희목 회장과의 일문일답.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제약바이오산업 종사자를 포함한 의약인 여러분께 덕담과 인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새해, 10만 제약인 여러분 댁내에 행운과 건강이 깃들길 기원합니다. 아울러 뜻하신 모든 일을 원만성취하는 한해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하국제약바이오협회는 제약바이오기업의 공동의 목표인 신약개발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아울러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와 역량을 인정받게 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에 대한 실행전략으로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등의 다양한 세부 계획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선택과 집중으로 더 내실있는 그리고 경쟁력 있는 미래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환골탈태할 때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남들이 다하는 제네릭이 아닌 나만이 할 수 있는 제네릭을 개발하고 육성할 시기인 것입니다.
올 한해도 협회는 회원사 여러분들의 든든한 지원자와 협력자 그리고 동반자로서 늘 곁에 있겠습니다.
-제약바이오산업에 있어 지난 2019년은 그 어느해 보다 다사다난했던 한해였습니다. 3.27 제네릭 약가인하를 비롯해 신라젠·코오롱생명과학·헬릭스미스 사태 등 굵직한 사안이 많았습니다. 먼저 3.27 제네릭 약가인하와 관련된 회장님의 소회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네릭 약가인하는 제네릭의약품과 시장·구조에 대한 정부의 시각을 고스란히 반영한 정책이었다고 봅니다. 제네릭 시장을 합리적으로 관리한다는 출발점에서 시작한 것인데, 취지는 일부 이해하나 산업의 성장 기반 자체를 훼손해서는 안됩니다. 글로벌 산업으로의 전환을 앞둔 시점인 만큼 산업발전과 상호 이해를 기반으로 정책의 방향과 속도 조절해야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8년 발사르탄 사태에 이어 올해는 라니티딘 계열 약물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FDA는 잠정 발암 추정물질인 NDMA가 위험성은 있지만 극미량이기 때문에 의약품의 안전성 부분과 관련해서는 유통 접근성을 유지시켜 놓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타 약물 계열에서도 NDMA 검출이 확대되고 있어 장기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제약바이오협회 차원의 대응 방법과 올바른 사태 수습 전략이 있다면요?
=약은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안전성을 최우선 가치로 둬야함은 당연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건당국의 조치를 선제적 조치로 평가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조치가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너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것은 아닌지, 그래서 의약품에 대한 과도한 불안과 공포를 확산시켜 급기야 불신으로 이어지는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 것은 아닌지는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누구의 귀책사유가 없는 사안임에도 일방적으로 산업계가 희생양이 된 사안은 아닌지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향후 과학적이고 냉정한 근거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 대응이 전제되어야만 사회전반의 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 합리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에따라 합리적 위기관리매뉴얼 마련이 필요합니다.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불순물 허용치 기준이 상이한데 합리적이고 납득할만한 불순물 기준 마련돼야 합니다. 해당 기준에 따라 후속조치의 수위를 결정하고 이러한 정보를 국민들과 공유하는 대응체계 마련에 주안점을 둬야 합니다.
-케미칼의약품은 한국제약산업을 이루는 근간이자 캐시카우 원동력임에 틀림 없습니다. 최근 제약바이오산업 미래 자체가 바이오에 있다는 장밋빛 전망은 물론 정부 역시 바이오에 올인한 정책과 제도에 치중된 경향이 있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케미칼과 바이오에 대한 대칭과 균형이 필요하다는 시각에 대한 회장님의 의견은 무엇인지요?
=케미칼과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이미지 차이는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정부기관도 이를 인식해 정책 입안 시 바이오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실제 바이오의약품의 성장세가 뚜렷해 주목도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동시에 케미칼은 여전히 국내는 물론 세계의약품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력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산업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볼 때 둘 다 중요하다 할 수 있지요. 결국 케미칼과 바이오 모두를 포괄하는 것이 제약산업인 만큼 기술적으로는 각각의 맞춤형 지원책 마련도 필요해 보입니다.
광의적 입장에서 케미칼·바이오 이런 식의 이분법적 시각이 아니라 미래먹거리 산업으로서 제약바이오산업을 바라보는 포괄적 시각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시장의 플레이어들 제약기업과 바이오기업간의 협력을 통해 상호보완하고 발전시키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활발히 진행하는 것도 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제약바이오협회 창설 이래 늘 빠지지 않았던 질문 같습니다. 대기업 회원과 중소기업 회원 간 단합과 화합을 위한 복안과 실행방안은 무엇인지요?
=먼저 기업 규모별로 협회의 대응이 다르지는 않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업 역량 강화와 산업발전이라는 대원칙을 기준으로 끊임없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산업계 차원의 통일된 방향성 정립을 위해 최고경영자 간담회 등을 통해 공감대 형성과 소통을 더욱더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2019년 제약바이오협회 중점 회무 성과에 대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제약바이오 3대 중점육성산업 선정 등 산업육성 분위기 조성(바이오혁신 민관 간담회) △글로벌 시장진출 지원(미국, 유럽, cis, 우즈벡 진출 지원, 한중 제약협회 의약품규제정보공유-한중세미나, 한영 생명과학심포지엄, 아일랜드 투자협력) △오픈 이노베이션(바이오오픈플라자 개최, 포스텍바이오유망기술설명회, 프라다워키움, 심평원과 신약개발 인프라 구축 mou 체결 등) 체계 구축 △ai기반 신약개발 등 연구개발 역량 증대(ai신약개발지원센터 설립:기술지원·전문인력양성 교육·ai파마 컨퍼런스 등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 △윤리경영(당초 53개사 가운데 39개사 iso 37001 인증 나머지는 진행중 내년 상반기 획득 예상, 상하반기 윤리경영워크숍 개최 등) △일자리 창출(채용박람회 개최) △제약산업의 가치, 경쟁력에 대한 인식 제고(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채널 개설, 홍보동영상 제작 등) △제약산업 전문 정보제공 기능 확대(종합자료실 확대 운영, 정책보고서·데이터북 발간) 등등을 들 수 있습니다.
-2020년 제약바이오협회 중점 회무 계획에 대한 로드맵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산업육성 방침에 걸맞는 국가차원의 실질적 지원방안 집행 및 통일되고 일관된 정책의 방향성 정립 유도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산업계 차원의 공감대 확산 △오픈이노베이션 강화 △글로벌 진출 지원체계 확립 △산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교육 및 인력확보방안 등을 마련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