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제약협회가 제약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창립한지 6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긴 세월 동안 창립 목적을 대과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애정을 갖고 제약산업을 아끼고 키워주신 의료인, 약업인,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제약산업은 해방과 전란의 와중에 의약품 생산기반을 다졌고, 60년대 합작투자로 성장하기 시작하여, 70년대 고도 성장기를 구가했습니다. 1987년 물질특허제도 도입에 대응하여 연구개발 투자에 적극 나섬으로써 2000년대들어 신약개발국 대열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예년과 다르게 금년은 제약산업 역사에 있어 사상유래 없는 ‘고난의 한해’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IMF가 세계경기의 저성장 국면을 예고하고, 북한 핵실험 영향으로 국가적 불안정이 심화되고, 불리한 한미FTA협상으로 불확실성이 가속화되는 환경변화속에서 지금까지 경영하던 안이한 현상에 머물러서는 산업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때가 도래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시장만을 지키기에 몰두하고, 그동안의 안일한 경영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에 진출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다가는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하고, 미래가 어려워지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타성에서 탈피해야할 절박한 시기로 보입니다.

보건복지부가 5월 3일 약제비 절감정책을 발표하면서 국민들이 제네릭의약품의 가격이 높은 것으로 인식하도록 부추기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은 3차에 걸쳐 생물학적동등성 시험기관 조사결과를 발표하여 국산의약품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있습니다.

정부의 약제비 절감 정책이 강행되고, 미국측 요구대로 한미FTA협상이 이뤄지면 제약업계는 년간 약 1조3천억원의 매출 감소와 함께 약 9천여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회원사 임직원 여러분!

제약산업의 위기는 무엇입니까? 가장 큰 위기는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는 것입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의약품을 생산하는 우리 제약산업은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 제약인들은 국민들이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는 효과가 우수하고 안전한 의약품 생산에 진력하여 의약품에 대한 신뢰를 더욱 굳건히 해야합니다.

한미FTA로 개방이 가속화되고, 사회 각분야가 투명사회협약을 체결하는 환경변화를 간파하여 변화를 주도해 나갈 수 있는 창의적 리더십이 필요한 때입니다.

윤리경영, 투명경영을 실천하여 의약품 거래의 불투명성을 해소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의약품 가격은 거품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굴지의 다국적 제약업체와 경쟁하여 이겨나가기 위해 R&D와 품질관리를 강화하는데 재투자되는 당연한 요소임을 국민들로부터 인정받도록 해야겠습니다.

더 이상의 과열 가격경쟁은 모두가 공멸하는 지름길이라는 인식하에 과열 가격경쟁을 통한 외형성장을 지양하고, 품질경쟁을 통해 내실과 이익을 다져 나가야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희 제약인들은 제약산업이 우리 국민의 보건을 담당하는 산업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21세기 국가 중심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따뜻한 배려가 있기를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저희 제약인들은 우수의약품 생산을 위해 항상 긴장하고, 윤리경영에 힘쓰고, R&D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을 각오인 만큼 국민과 정부도 제약기업을 신뢰하고 미래성장동력산업인 제약산업 육성에 힘써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10월 26일

한국제약협회 회장 김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