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 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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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권오승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님,

국가 경제정책의 수립 운영과 공정거래 확립을 위해 애쓰시는 위원장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제약업계는 지금 산업의 명운을 좌우할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한미FTA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당장 선진국 수준으로 GMP시설을 개선하는데 자금을 투입해야 하며 또한 다국적제약기업의 요청에 의한 지적재산권 강화로 초래된 제네릭의약품의 개발 및 발매 지연에 대응하여 새로운 돌파구도 찾아내야만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특허권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다국적제약기업에 우리 의약품시장을 모두 내주어야 하며 국민들은 더욱 비싼 의약품을 사용해야만 할 상황입니다. 아울러 국내 제약업계는 지금 기업의 생존과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제약기업의 경영환경 또한 어둡기만 합니다. 악화된 건강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2006년 5월 발표한 약제비 절감방안은 제약업계에 20% 매출액 감소라는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지난해 의약품 생물학적동등성시험 파문으로 야기된 국산의약품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 저하 역시 기업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도 계몽을 목적으로 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약기업 유통실태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물론 판촉활동을 빙자한 과다한 의사 및 병원 지원이 우리 의약계의 오랜 관행임을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불공정한 거래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과다한 규제와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활동이 제약업계 전체를 부도덕한 기업집단으로 내몰고 위기에 직면한 제약기업의 경영활동을 더욱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위원장님께 간곡히 요청합니다.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약기업 조사가 의약품 유통의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개선과 규제개혁으로 이어져 제약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저희 제약협회는 투명사회를 지향하는 최근의 사회분위기와 시대흐름에 발맞추어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자정활동에 매진하고 있으며 협회 내에 공정거래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한 각종 발전기금을 중단하고 과다한 학회지원도 중지하기로 천명했습니다.

평소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 오신 위원장님께서 제약업계가 직면한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도록 적극 배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약산업이 신약개발을 통해 국부를 창출하고 건강사회를 이룩하는데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시기 바랍니다.

위원장님의 하시는 일에 신의 가호가 항상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8월

한국제약협회 회장 김 정 수

한국제약협회 이사장 겸 공정거래특별위원회 위원장 어 준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