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중복약가인하, ‘저가구매인센티브제’ 도입 즉각 중단해야-
보건복지가족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11월 25일 전체회의를 열어 내년도 병원과 의원의 수가를 각각 1.4%, 3.0% 인상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당초 1.2%, 2.7%에서 각각 0.2%P, 0.3%P 인상키로 한 것이며, 재원조달의 근거는 2010년 병원과 의원의 노력에 의한 약품비 4,000억원 절감분을 전제하였다. 이는 사실상 의약품 처방총액예산제로 판단된다.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에 의한 약값 절감분과 별도로 병원과 의원의 노력에 의한 절감분을 재원으로 하고 있는데, 사실상 ‘처방총액절감인센티브제도’와 동일한 보험재정 절감 효과를 가져 온다고 분석된다.
반면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는 저가구매 가능성보다는 더 큰 이익을 취하려는 의료기관과 약가인하를 피하려는 제약업계 간에 이면계약이 성행하여 오히려 리베이트가 다른 형태로 발전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시행 중인 약가인하 제도를 보면 △실거래가 사후관리를 통해 낮은 가격으로 거래된 품목의 약가 일괄인하 △제외국과 비교하여 낮은 가격으로 3년에 1회씩 약가인하(약가재평가) △특허만료약 20% 인하 및 제네릭 연동인하 △기존에 등재된 모든의약품을 경제성 평가를 통해 약가인하 △사용량이 많아질 경우 연동하는 약가인하 △리베이트 적발시 리베이트 비율만큼 약가인하 등 수종이다. 제약업계는 산업육성은 외면하고 보험재정 절감을 목표로 하는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으로 인하여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R&D, 선진GMP투자, 해외시장 개척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 열거된 6가지 약가인하 정책 중 경험치가 전무한 리베이트 적발시 약가인하제도를 제외한 5가지 약가인하 기전만으로도 약 5256억원의 매출이 감소한다.(별첨자료 참조) 여기에다 의료계의 약제비 절감노력 4000억원을 더하게 되면 제약업계는 그야말로 기진맥진하게 될 것이다. 사실상 제약사들은 R&D, 선진GMP투자,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수 있는 동력을 거의 상실하게 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에 더하여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하려고 올인하고 있다. 한국제약협회가 BCG를 통하여 연구용역한 결과에 의하면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 하나만으로도 1년간 1조800억원의 약가인하가 예상된다. 과연 이런 살인적인 약가정책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나라에서 제약산업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보건복지가족부는 금년 3월에 개최된 대국민보고대회에서 ‘2018년까지 매출 3조원 이상 글로벌 제약사를 3개, 1조원 이상 제약사를 10개 이상 배출해 세계 7대 제약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발표한바 있으나 구체적인 육성책은 없다. 오히려 의약분업 이후 다양한 약가인하 정책을 시행하여 국내 제약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 어느나라건 제약산업의 성쇠는 그 나라 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보건복지가족부가 연구개발 지향적인 약가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하여 국내 제약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여 주기 바란다.
한국제약협회는 의약품 유통부조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정부의 의지에 부응하여 리베이트를 근절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료계 역시 리베이트 문제가 공여자 수수자 쌍방의 문제임을 깊이 인식하고, 리베이트를 근절하는데 적극 동참해 줄 것을 기대한다. 정부 역시 리베이트를 발본색원하는데 행정력 강화와 법제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내 제약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시키는 수종의 약가인하 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설상가상으로 제약산업을 어렵게 하는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의 도입 논의는 즉각 중단되어야 함을 한국제약협회는 촉구한다.
2009년 11월 26일
사단법인 한국제약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