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총 7조5000억원에 달하는 신약기술 수출 기록을 세운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성공담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감격스럽다. 이는 일반 제조업 등에서 100조원 정도의 매출을 올려야만 가능한 금액이라는 점에서 실로 엄청난 부가가치다.

 혹자는 이것을 기적 같은 성공이라고 이야기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기적이 아니다.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0년 가까이 모든 열정을 쏟아부은 연구개발(R&D) 인력과 지속적인 R&D투자, 제약보국의 염원을 지닌 한미약품 창업자의 기업가 정신 등이 한데 어우러져 일궈낸 성과다. 이런 점에서 제약산업에 대한 부정적 편견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확실한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바라보는 시선이 늘어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제약산업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치료 등 인류건강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더해 경제적 측면에서도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막대한 국부와 고용창출 효과를 볼 때 창조경제를 상징하는 핵심산업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합친 것보다 큰 연간 1200조원대의 세계 의약품시장에서 우리 제약산업이 어떤 위상을 차지하느냐를 우리나라의 미래와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보는 이유다.

 국내 제약산업계는 1999년 국내개발 신약 1호 탄생 이래 지금까지 26개의 합성신약, 5개의 바이오의약품 신약을 개발했다. 지금도 현재 670여개에 달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연구 중이다. 세계 제약시장을 이끌고 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까다로운 심사 관문을 국내 신약과 개량신약 등 모두 5건이 통과했고, 지금도 23건이 계류 중일 정도로 한국 제약산업의 신약개발 역량은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런 우리 제약산업의 글로벌 성장 잠재력을 인정하고 제약산업 육성·지원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는 점은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제2, 제3의 한미약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R&D 자금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더욱 큰 성공신화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제약산업계, 학계, 연구계의 총력전을 펼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절실하다.

 기업이 장래의 예측 가능성을 따져 안정적으로 R&D를 추진해나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공들여 생산한 제품이 적정가를 받아 이윤을 창출하고, 이 이윤을 다시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발전 구조가 보장되는 것이 핵심적 선결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제약산업을 창조경제의 대표산업,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국가 차원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제 우리 제약산업은 1200조원대 거대 제약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며 국부를 창출하는 등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산업으로 커나갈 준비와 자세, 그리고 가능성을 확실히 가지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제약산업계는 앞으로도 국가 성장동력이자 창조경제의 일원으로서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 윤리경영 확립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우리 제약산업이 국민건강 주권의 지킴이이자 글로벌 성공신화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국민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드린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