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매경춘추] 2001-05-10

언제부터인가 한국의 제약 산업은 신약개발이 지상명제인 것처럼 알려져 있다.
당연히 첨단기술이 개발되어야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으 로 신약개발을 통한 미래의 막대한 이익에 대하여서는 누구도 반론을 하 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신약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현실을 보게 되면 이것이 얼 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는 것을 알게되고 한편으로는 국내에서도 신약이 처음으로 나온 것에 대한 경의를 표하게 한다.

미국 FDA(식품의약청)에서 신약허가 과정을 보면 연구자가 아이디어를 가지고 수만 가지의 실험을 통해서 신약허가를 받는 과정은 약 10년 정 도의 기간이 걸린다.

과거에는 연구비로 약 1억달러의 돈이 들었으나 최 근에는 약 5억달러 정도가 들어간다고 한다.

신약승인은 한 달에 3-4건 정도로 연간 30-40건이 전세계의 수많은 연구 중에서 선택이 되는 것으 로 신약의 개발은 인내를 가지고 조직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 반면에 한의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과연 신약개발만이 국가산업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갖기도 한다.

필자는 NIH(미국국립보건원)의 N CCAM(대체의학센터)을 여러 번 방문하면서 참으로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 하게 되는데 하버드대학 통계에 의하면 미국의 한약제품 시장규모는 50 억달러로 나타난다.

이러한 제품의 판매순위 상위 10대 품목을 보게 되 면 인삼, 마늘, 은행잎, 마황(현재 판매금지), 가시오가피 등으로 한의 학적인 입장에서는 매우 초보적인 단계의 제품들이 주종을 이룬다.

이러한 것은 지금 당장 이라도 국내의 기술로 미국시장에 상품화하는 것 이 가능하고 최고의 한의학적 기반을 갖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보다 훨씬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신약에 비해 한약의 상품화는 그렇게 많은 연구비와 오랜 세월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 단지 그들의 실정에 맞는 제품으로서의 디자인 과정을 통해 시장진입이 가능하고 판 매에 따른 시장의 신속한 결과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신약개발은 개발대로 많은 노력을 하여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미 확보된 구약을 세계시장에 맞게 디자인하는 것을 소홀 히 하여 현재 당장 실현 할 수 있는 막대한 이익을 놓치면서 가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 yeceo@ye2060.com 예 한의원 원장 이응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