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업신문] 2001-07-28일 기사입니다.

= '약가인상에 원인'은 잘못된 분석

최근들어 미국에서 전체 약제비가 두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기존 의약품들의 가격인상 때문이라기 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는 신약을 비롯한 각종 의약품들의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에 주된 원인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공개됐다.

미시간大 의과대학·보건대학·약학대학 공동연구팀은 23일 발간된 '美 관리의료誌' 7월호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총 11만9,661명에 달하는 종업원들에게 다양한 의료보험 지원제도와 처방약 급여혜택 중 원하는 방식의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해 온 한 대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지난 1996년부터 98년까지 2년에 걸쳐 수집한 자료를 근거로 작성된 것이다.

이 자료는 표본의 '대표성'이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 신약과 기존 의약품 또 약가인상과 사용량 자체의 증가 등 다양한 요인들이 약제비 상승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의 차이를 측정하는 데 적잖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아 왔었다.

연구를 총괄했던 마이클 셔뉴 교수(보건정책·내과의학)는 "의료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관리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되었음에도 불구, 각종 처방약(신약·기존 의약품 모두 포함)에 대한 사용량 증가로 인해 최근 2년 동안에만 약제비가 35%나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험의 범위를 신약을 제외한 기존 의약품들만으로 한정할 경우에는 증가율이 17%에 머물렀다고 셔뉴 교수는 덧붙였다.

셔뉴 교수의 동료로 연구에 동참했던 마크 펜드릭 교수는 "처방약 부문의 약제비 지출증가가 반드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의약품 사용량이 늘어난 만큼 수술을 비롯한 다른 분야의 헬스케어 서비스에 소요될 비용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연구결과에 따르면 피고용자들에게 제공된 보험의 유형에 관계없이 조사기간 중 전체 약제비와 1인당 지출액 규모가 모두 상당한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제비 증가율이 관리의료(HMOs) 지원방식의 경우 34.8%, 전통적 형태인 행위별(fee-for-service) 지원방식에서는 17.3%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되었던 것.

연구팀은 다양한 의약품들을 1群·2群·3群으로 분류한 뒤 약제비 증가요인으로 미친 영향도를 각 그룹별로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여기서 1群(core drugs)이란 96~98년 기간 중 최소한 한가지 의료비 지원제도에 포함되어 피고용자들에게 처방된 의약품이고, 2群(new drugs)은 96년 이후 새로 발매되어 최소한 한가지 의료비 지원제도에 포함되어 사용된 의약품이며, 3群(abandoned drugs)은 96년 당시에는 사용됐으나 98년에는 전혀 처방되지 않은 의약품이었다.

조사결과 관리의료(HMOs) 지원방식 부문의 경우 약제비 증가원인을 계량화했을 때 21% 포인트가 1群에 속한 의약품들에 기인한 것이었던 반면 15% 포인트는 2群 의약품들에서 비롯되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3群 의약품들이 미친 영향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행위별 지원방식에서는 2群이 17.4% 포인트·1群이 2.1%의 기여도(?)를 보였으며, 3群은 오히려 마이너스 2.2% 포인트를 기록했다.

또 전체적인 처방량의 증·감 실태를 보면 행위별 지원방식의 경우에는 감소한 반면 HMOs방식에서는 오히려 16.8%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셔뉴 교수는 "의약품 가격(actual price)의 변화가 약제비 상승에 미친 영향은 3.5~4%에 불과했던 반면 처방량의 변동이 이 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쳤다"고 결론지었다.

/ 약업신문 이덕규기자 (abcd@yakup.com)
기사입력 [2001-07-27 06:5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