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의 경쟁력 강화

제약산업은 지난 60년대 의약품 국산화를 시작한 이래 기술발전을 거듭하면서 이제 개량신약, 신물질신약을 창제하고 한편으로 바이오 신약에 도전하는 단계에 와 있다. 그러나 최근 제약산업의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경쟁력 강화 전략을 통해 이를 극복하는 일이 업계 최대의 숙제로 떠올랐다.

선진 다국적 제약기업들은 기술이전을 기피한 채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국내 의약품시장을 직접 공략하는 공격적 경영을 하면서 99년 매출액 기준 25%를 점하던 국내시장 점유율을 지난해에는 더욱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진출한 다국적기업들은 다른 동남아지역 국가에서는 시장점유율이 60% 이상이라는 점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면서 국내시장 진입을 더욱 활발하게 할 뜻을 공공연히 비추고 있다. 의약분업ㆍ실거래가상환제 등 의약제도의 변화는 수출 부진, 가격 인하와 같은 시장의 축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약기업들이 변화에 적응하려면 취약한 면을 극복하는 노력과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전문화와 특화를 이루어야 한다. 규모에 따라서는 경쟁우위 영역에 있는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벤처기업과의 기술제휴, 외자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세계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는 제약산업의 육성정책 추진을 통해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과 효율적인 의약품가격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주요 고가의약품이나 신약의 경우 선진 다국적기업의 독점 및 공급과정에서의 독과점행위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러한 경쟁제한행위, 신약관련 특허권 남용,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등을 조사하여 대처하는 적극적인 자세도 요구된다.

한국 제약기업이 국민보건 향상과 보험재정 안정화에 도움이 되고 선진 다국적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의약품 연구개발의 절대적 협력자이자 공동체적 연대관계를 이루고 있는 의약인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의사ㆍ약사들이 처방과 조제를 할 때 국내 제약산업 발전과 국산 의약품에 대한 배려를 해 준다면 국내 제약기업은 더 좋은 품질의 의약품을 생산ㆍ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윤도한 경희대 신경정신과 교수, 정두채 보건산업진흥원 전문위원 등 의약계 전문인들도 국내 제약기업이 의약품시장을 어느 정도 점유하고 있어야만 의약품 가격이 국민의 일정한 부담에 의해 통제될 수 있다며 다국적기업의 시장잠식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점에 의약계는 주목해야 한다. 만약 국내 의약품시장이 다국적기업들만의 각축장으로 변화되면 의약품 가격의 상승 수준이 국민의 부담능력을 벗어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제약기업군에서 유수기업이 선진 다국적기업 수준 이상의 제약기업으로 성장하고 상당수 중소제약기업들도 경쟁력 있는 알찬 기업으로 성장하는 일은 효율적인 의약시스템을 마련하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제약인의 자구노력과 정부의 정책지원, 그리고 의료인의 협력체계가 구축된다면 제약기업이 국제 제약시장에서 위상이 제대로 정립되어 다국적기업과 Win-Win경쟁을 벌이는 날이 더욱 앞당겨질 것이다.

제약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바이오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핵심산업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의약인의 협조가 절대적인 시기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