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약업계 선현(先賢)께서 제1회 약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 하신지 46년이 지난 오늘, 후배들이 그 뜻을 잇고자 다시 모였습니다. 30년만에 부활되는 약의 날에 다시 모이는 까닭은 새로운 다짐과 새로운 도약을 기약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30년의 과정에서, 우리 약계는 영욕과 부침(浮沈)을 수 없이 체험했습니다. 건강보험을 비롯한 의약제도의 변화가 거듭되면서 의약품 시장은 많은 영향을 받아야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약의 날이 없었던 30년 역사에 약업의 기록이 없어진 듯한 공백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의약품 산업은 실제로 장족의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의약품 품질향상은 물론, 연구개발 잠재력도 크게 성장했습니다. 약사들도 일선 약국에서, 그리고 각 분야에서 많은 희생과 도전에 직면했지만 이를 극복하면서 전문직능 함양을 위해 꾸준히 전진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약품은 국민으로부터 신뢰의 문제를 지적받고있습니다. 과당 경쟁에서 초래된 유통구조상의 숙제들, 직능간 상충에서 빚어진 갈등양상의 어두운 측면들, 제약산업의 연구개발 투자여력을 위축시키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상존해 있습니다. 작은 그림자들이 넓은 양지를 가리고 있는 것입니다.

약의 날 부활에 각 단체가 이의 없이 동의한 것은 이러한 아픔을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 의약품의 소중함을 알려야겠다는 생각들이 모여 약의 날을 재 탄생시킨 것입니다.

그리하여 십시일반 힘을 모았습니다. 경제환경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제약회사, 도매업계, 수출입업계와 약사회가 어려움을 무릅쓰고예산을 마련했습니다. 약학회는 일정을 앞당기면서 학술대회를 합치시켰고 다국적의약산업협회는 포럼 주관을 자청했습니다. 모두 19개 단체가 참여하여 합동 추진본부를 가동했고 그래서 오늘의 이 자리가 마련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후원이 절대적 힘이 되었습니다. 특히 식약청에서는 여러차례 회의를 거듭하며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만일 이러한 뒷받침이 없었다면 금년 행사는 미뤄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출발이 늦었고 준비기간이 짧았던 관계로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전국적인 기념일이 되지 못하고 지방에서 동시에 행사가 진행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특히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약의 날 취지를 이해하는 행사가 다양하게 준비되지 못한 것이 안타깝고 송구스럽습니다.

비록 금년행사는 '부활'에 의미를 두는 것으로 만족한다고는 하나, 앞으로는 국민을 위한 봉사와 계몽사업에 절대적인 비중을 두는 약의 날로 발전시켜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내년에는 년간 계획으로 추진되는 공동사업으로 승화되기를 기대합니다.

약의 날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약의 주간’을 설정하고 국민들의 관심속에 수십만 약업인이 공들여 쌓는 탑이 만들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슬로건에 담은 뜻과 같이 "좋은 약, 새 희망’을 창조하는 약업인이 될 것을 우리 모두 다짐하고 염원합니다.

그동안 행사준비에 노고가 많으셨던 관계자와 각 단체의 집행부 여러분, 특히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기념사에 갈음합니다.

/약의 날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한 석 원